만원의 행복이었다.
처음에는 이 공연을 볼 생각이 없었다. 그렇게 유명한 오케스트라도 아니고 공연 프로그램도 익숙하지 않을뿐더러 티켓값이 너무나 비쌌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 좋게도 파보 예르비가 지휘하는 도이치 캄머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당일 할인 티켓으로 만원에 볼 수 있었다. (당일 할인 티켓 구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로 들어가면 된다.)
파보 예르비 & 에스토니안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후기 (+예술의전당 당일할인티켓 예매 방법)
이번에 소개해드릴 리뷰는 올해인 2022년 9월 3일에 내한한 파보 예르비와 에스토니안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공연 후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솔직히 이 공연 전까지는 에스토니안 페스티벌 오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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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당일, 폭설주의보가 발령될 정도로 눈이 많이 왔고 날씨는 굉장히 추웠다. 추운 날씨를 뚫고 힘겹게 예술의 전당에 도착하니 광장에 크리스마스트리가 보였다. 이를 보니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면서 2022년도 이제 마무리를 향해 가는구나..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프로그램은 고전주의 작곡가인 하이든과 베토벤의 곡으로 구성되었다. 하이든 교향곡 96번과 104번, 그리고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이었고 세 곡 모두 소규모의 챔버 오케스트라가 연주하기 적합한 곡들이었다.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은 워낙 유명한 곡이라 익히 알고 있었지만 하이든의 교향곡은 의외로 들을 기회가 거의 없어 익숙치 않았다. 그래서 공연을 보기 전 하이든의 교향곡을 미리 예습한 다음 공연을 보았는데 확실히 멜로디가 귀에 감겼고 좀 더 몰입감 있게 공연을 감상할 수 있었다. 멜로디 자체는 귀에 익었는데도 불구하고 도이치 캄머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듣고 나니 새로운 곡을 들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예습했을 때 들어봤던 연주는 무겁고 진중한 느낌이 부각되어서 지루한 느낌이 없지 않았는데 이 날 연주는 가볍고 활기찼다. 특히 현악기의 보잉을 보면 보잉을 오래 하는 것이 아니라 짧고 간결하게 해서 통통 튀는 소리가 났다. 개인적으로는 가볍고 활기찬 하이든 교향곡이 훨씬 더 매력적이었다.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또한 굉장히 좋았지만 베토벤보다는 하이든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또한,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매력에 대해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음악회였다. 체임버 오케스트라라 그런지 소규모의 단원으로 편성되었는데 오히려 이점이 지휘자와 단원들간의 긴밀한 호흡을 통해 환상적인 연주를 만들어냈던 원동력이 되었다.
관객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를 받으며 도이치 캄머필하모니 오케스트라는 두 곡의 앵콜을 연주했다. 첫 번째 앙코르곡은 Weiner라는 작곡가의 Divertimento No. 1 1악장이었는데 현악기의 신들린 연주에 관객도 신이 나버린 연주였다. 두 번째 앙코르곡은 에스토니안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때 예르비가 지휘했었던 앙코르 곡인 시벨리우스의 Andante Festivo였다. 두 번째 들어서 그런지 음악이 더욱 와닿았고 묘한 슬픔이 느껴졌던 감동적인 연주였다. 이 곡은 예르비의 장기인가 보다.
예르비가 지휘한 에스토니안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도이치 캄머필하모닉 이 두 개의 공연을 모두 본 입장에서 내린 결론은 파보 예르비는 세계적인 탑 지휘자이고 예르비가 지휘하는 공연이라면 공연 퀄리티는 무조건 보장된다는 것을 여실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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